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이하 전기조합) 이사장 차기 후보자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전기조합 60년 역사에서 이사장 선거는 늘 치열했고 이번에도 3명의 후보자가 경선에 나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문희봉 오성기전 대표, 박봉서 삼성파워텍 대표, 이태호 디지털파워 대표 등 3인이 최종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들 후보자는 28일 후보 기호 추첨을 시작으로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게 된다. 선거 기간은 28일부터 내달 21일 자정까지다. 선거결과는 3월 22일 열리는 임시정기총회에서 600여 회원사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막판까지 치열한 눈치 작전이 이뤄졌던 이번 후보자 등록은 마감날 인 27일 오전까지도 전혀 예측이 안된 상황이었다. 곽기영 현 이사장의 3선 도전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곽 이사장 도전 여부에 따라 문희봉 대표, 유기현 대표 등의 출마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촉각을 세울 수 밖에 없었다. 지난 23일 전기조합 정기총회가 열렸는데 이날에도 문희봉 대표와 유기현 대표는 곽 이사장의 입만 쳐다볼 뿐 어떤 제스쳐도 취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날도 곽기영 이사장이 출마여부를 분명히 하지 않자 아무런 답도 얻지 못하고 돌아섰다. 때문에 지난 주말 동안 곽 이사장과의 회동이 예상됐고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됐었다. 하지만 후보등록 당일인 27일 오전까지 곽 이사장의 행보는 오리무중이었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곽 이사장은 조합 이사장으로 8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 2선이지만 23대 이사장 잔여임기 2년을 더해 8년간 조합 이사장직을 수행했었다. 이번에 출마하면 3선 도전으로 후보 등록 마감날인 27일까지 안개속에 갇혀 있었다. 이런 관계로 내심 출마를 고려했던 유기현 한광전기공업 대표는 막판 후보 등록을 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유기현 대표는 최근 "곽 이사장이 출마하지 않으면 이번 선거에 나설 것"이라고 기자에게 직답 해준 바 있다. 때문에 유 대표는 막판까지 곽 이사장의 출마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27일 오후 6시 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나서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곽 이사장이 후보 등록을 않았느냐"며 오히려 반문하며 "막판까지 출마하지 못하게 나를 속인게 아닌가 싶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한광전기공업 유기현 대표는 조광식 피앤씨테크(주) 대표의 복심을 얻은 인물이다. 곽 이사장의 출마여부에 따라 도전장을 내겠다는 의지를 비춘 상황이라 막판까지 곽 이사장 출마에 촉각을 곤두 세웠다. 만약 곽기영 현 이사장이 출마할 경우 선거전에 나서지 않고 문희봉 대표가 후보자로 나설 경우 선거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던 인물이다.
곽기영 현 이사장은 막판까지 결심을 내리지 못한 것에 여러 소문이 돌았다. 곽 이사장은 지난 25대 이사장에 당선된 후 기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번 재선을 마지막으로 조합 이사장직을 마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해부터 3선 이사장직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고 사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사장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집안 사정 등 개인사정이 여의치 않아 막판까지 결심을 내 놓지 못하는 바람에 타 후보자들이 애간장을 타게 했다. 결국 후보 등록 몇 시간을 남겨놓고 문희봉 오성기전 사장이 곽 이사장의 복심을 받아 도전장을 냈다.
전기조합 이사장 후보자들이 윤곽을 드러냈지만 앞으로 3주간 선거기간동안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곽 이사장의 후광을 입은 문희봉 후보자와 이태호, 박봉서 후보자의 맹 추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희봉 후보자는 지난 2011년 제 23대 이사장 선거에서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과의 치열한 접전끝에 간발의 표차이로 석패를 한 바 있다. 이번이 두번째 조합 이사장직 도전이다. 앞서 곽기영 이사장의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그동안 표심 관리가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여당 프리미엄을 얻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찌기 이사장에 도전장을 낸 이태호 디지털파워 대표는 그동안 곽 이사장의 복심자로 불리워졌었다. 지난 25대 집행부로 활동하면서 곽 이사장이 다음 선거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곽 이사장의 말에 이번 선거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냈었다. 이 대표는 내심 곽 이사장이 자신을 밀어 줄 것이는 기대감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곽기영 현 이사장이 3선 도전을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지난 2021년 이후 급격히 냉랭해졌다. 결국 이태호 대표는 지난 해 홀로 돛단배를 띄우고 전기조합 이사장 도전을 준비해 왔다.
박봉서 삼성파워텍 대표는 조합활동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25대 집행부에서 미래발전위원회 활동을 했다.
이제 본격 선거전이 돌입하면서 3명의 후보간의 선거구호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박봉서 후보자와 이태호 후보자는 50대 초반으로 50대 기수론을 앞세워 변화하는 조합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 후보자인 문희봉 대표은 59년생으로 이번 선거가 두번째 도전이라는 점에서 준비된 후보자임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기조합 이사장 선거는 경륜과 패기의 대결로 막판까지 치열한 경선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선거판도는 과거 경험치를 볼 때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